보도자료

양진석, 건축 인생 20년을 리조트에 담다

2017.07.27




“리조트는 일탈을 위한 공간, 그 자체로 이색 체험과 감동을 줘야 한다”

Profile 양진석 / 건축가, 공학박사
· 파이포럼 주임교수
· 일본 리츠메이칸 대학 객원교수
· 서울시건축위원회 심의위원
· 와이그룹 대표
· 주요 작품: 용평리조트 더 포레스트 레지던스, 알펜시아 트룬 에스테이트, 그랑서울&청진상점가, 청담 파라곤, 워커힐호텔 명월관

  KT&G 내장산 호텔&연수원, 카이스트 뇌연구소 초청 국제현상설계, 설해원리조트 등 다수
 

 

MBC <러브하우스>와 최근 방영된 JTBC <내 집이 나타났다>로 우리와 친숙한 건축가 양진석. 요즘 주말마다 서울과 양양을 오가고 있는 그는 리조트 설계를 위해 20년 건축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강원도의 매력에 흠뻑 빠진 나머지 얼굴까지 검게 그을린 그를 만났다.

Q 요즘 강원도에 새로 리조트를 짓느라 쉴 틈이 없다고 들었다

리조트 설계는 A부터 Z까지 신경 써야 하는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프로젝트다. 그만큼 집중이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다른 일은 할 수가 없다. 국내에 리조트를 설계하는 건축가가 많지 않은 이유다.

 

 

Q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리조트는 일탈을 위한 공간’이라고 정의 내렸다. 어떤 의미인가?
한국인의 주된 생활 공간은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으로, 대다수가 규격화된 공간에서 살고 있다. 바꿔 말하면 이색적인 공간을 체험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카페를 자주 찾는 것도 색다른 공간에 머물고 싶어 하는 본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리조트는 일탈을 위한 공간으로 손색없다.

 


Q 설해원리조트가 기존 리조트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기존 리조트는 대부분 아파트와 구조가 다르지 않다. 물론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일탈을 경험하긴 하지만, 머무는 공간 자체도 평소 집의 분위기와 환경을 벗어나서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고 감동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해원리조트의 콘셉트는 자연과 건축이 한데 어우러지는 ‘모더네이처’다. 나의 20년 건축 노하우를 모두 담아 설계했다.

 

 

 

 

 




[양양에 들어서는 신개념 리조트, 설해원]

설악산과 동해를 끼고 있는 강원도 양양에 들어서는 설해원리조트는 다양한 면적과 함께 수십가지의 타입으로 설계한 ‘설해스테이’와 프라이빗한 휴식과 력셔리한 행복을 약속하는 빌라형 ‘마운틴스테이’,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온천과 수려한 경관을 내세운 ‘인피니티 풀’ 등으로 구성돼 있다. 5년 연속 대한민국 10대 골프 코스에 선정된 골든비치도 18홀을 신규로 증설해 총 45홀의 PGA 코스 규모로 진화했다. 리조트 이름 ‘설해원’ 은 양진석 교수가 직접 지었다.

 

 


Q 최근 양양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양양에 머물며 느낀 그곳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양양은 아직 정의되지 않은 매력이 있다. 젊은이들이 서핑을 즐기러 오는가 하면, 중년들은 골프를 치러 온다. 보통 도시를 생각할 때 가족끼리 가기 좋은 곳 또는 연인끼리 가기 좋은 곳 등등을 떠올리지만 양양은 다르다. 과거 제주도가 그랬듯이, 하이브리드한 면모를 갖고 있다.


Q 지금까지 제주도가 핫했다면, 이젠 강원도라는 말도 있다
나 또한 제주도를 20년간 다니며 그 매력에 빠졌었지만 요즘 들어 확실히 강원도가 달라졌다는 말을 새삼 실감한다. 제주도는 교통이 가장 큰 핸디캡이다. 하지만 강원도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 언제든지 가볍게 떠날 수 있다. 이제 양양까지 고속도로가 뚫렸으니, 시간만 잘 택하면 순식간에 동해에 닿는다. 개인적으로 강원도의 바다를 보면 상당히 남성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바다가 주는 느낌도 그렇고, 산세의 거친 매력도 그렇고. 또 공기도 깨끗하고 날씨도 일정하게 좋은 편이다.

 


Q 용평리조트로 첫 대박을 터뜨리지 않았나?
생각해보면, 일본에서 유학하다 돌아온 뒤 용평을 많이 다녔다. 용평은 일본으로 치면 가루이자와 같다. 가루이자와는 일본 최고의 여가 도시이자 철학이 깃든 도시다. 동경의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 셰프는 여름 동안 가게를 접고 가루이자와에 한시적으로 가게를 열어 운영하기도 한다. 존 레넌과 오노 요코가 머문 것으로도 유명하다.

 


Q 과거에 비해 용평리조트도 많이 변했다
용평뿐 아니라 강원도 자체가 난개발이 이뤄지면서 지역만의 철학 같은 게 옅어져 아쉬웠다. 용평만 해도 초창기 로맨틱한 콘도들이 화제가 되면서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지 않았나. 당시에는 용평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겨울에 스키를 타러 다니는 게 가장 럭셔리한 라이프 스타일이었다. 내가 설계한 더 포레스트 레지던스도 소위 돈 좀 있는 사람은 다들 갖고 싶어 했다.

 


Q 리조트 건축은 다른 프로젝트와 어떻게 다른가?
리조트 개발은 사업주와 건축가의 궁합이 가장 중요하다. 리조트 운영에도 많은 조언을 하는 편이다. 마케팅과 브랜딩은 물론 음식 메뉴와 음악 선곡까지 조언하고 있다. 가지고 있는 음악 CD 가운데 리조트에 어울릴 만한 음악을 골라 녹음해 보내기도 한다. 설해원에 목업(샘플하우스)을 만들자고 먼저 제안하여, 분양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건축을 맡기는 사람들의 귀가 열려 있어야 일하는 쪽도 즐겁다.

 


Q 20년 전 처음 건축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은 무엇이 달라졌나?
20년간 한결같이 건축의 중심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나는 최선의 건축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최선을 다해야 좋은 건축물이 나온다는 말이다. 건축가도 최선을 다해야 하고, 건축물을 가지려는 사람들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일을 시작하기 전에 호흡이 길고 까다로운 편이다. 최선을 다하면 부와 명성은 저절로 따라 오게 마련이다.

 


Q 많은 건축물을 설계한 건축가인데, 본인만의 공간도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 없지만 이번을 계기로 양양에 집을 지을 계획이다. 아주 작은 집이 될 것이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여생을 보낸 오두막(카바농)은 4평에 불과했다. 가족과 함께 지낼 곳이라 그렇게까지 작게 짓기는 힘들겠지만, 단조롭고 층고도 높지 않은 나만의 집을 지으려고 한다.

 


Q 그곳에서 꿈꾸는 삶은 어떤 모습인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열심히 일하고 금요일 저녁때쯤 가족과 함께 그곳으로 간다. 그리고 주말을 지낸 뒤 월요일 새벽에 다시 서울로 돌아와 출근을 준비하는 삶? 바쁜 나날이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그런 평범한 일탈을 꿈꾸고 있다.

 


Q 누구나 그런 일탈을 꿈꾸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현재 라이프스타일이 어떤지, 앞으로 어떤 삶을 꿈꾸는지 계속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세컨드 하우스가 생기면 가족이나 친구와 야외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것 이상을 그리지 못한다. 장담컨대, 두 번 하고 나면 질린다. 기본적으로 아무도 찾지 않는 오롯이 나만의 공간이라 생각해야 한다. 불필요한 공간을 없애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단순하게 지으라고 조언하고 싶
다. 또 하나 명심할 것은 상당한 부지런함이 전제되어야 한다.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고, 집 안 청소는 물론 집 밖에 난 풀도 매고 집기들도 알아서 정리할 수 있을 정도라야 가능한 일이다.
 


Q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잡지를 많이 보니까.(웃음) 실제로 잡지를 찢어 와 “이런 집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도 있다. 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건축가에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좋은 집이 나온다. 나의 삶을 정의하고 내가 가족을 대하는 방식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삶의 철학을 스스로 정립할 수 있는 상태에서 집을 지어야 실패하지 않는다. 이것저것 따지기 힘들다면 내게 맞는 리조트를 분양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Q 좋은 리조트를 고르는 노하우가 있다면?
가성비가 좋지 않으면 어떤 것도 팔리지 않는 시대다. 그래서 나는 건축을 할 때 가성비를 굉장히 중요시한다. 사업주에게 사람들이 구입할 수 있도록 설계를 바꿔야 한다는 조언도 한다. 아름다움을 위한 아름다움은 의미가 없다. 이제 건축은 단순 설계와 디자인이 아닌 전략이다. 이유가 있는 아름다움이라야 의미가 있다. 순수한 아름다움은 예술의 영역이자 취향의 영역으로, 사업 마인드로 보면 그저 사치스럽다. 건축 행위는 당연히 사업성과 연관되어야 하고, 그래서 전략이 필요한 거다.

 

 

 

기사원문보기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8855739&memberNo=23210486&vType=VERTICAL